올 봄 도불산 진달래 소식을 벚꽃의 세에 밀려 이제야 보냅니다. 내 어린 시절의 친구이며, 내 고향 천락골의 향수가 담긴 진달래. 김소월의 영변 약산 진달래는 이별의 슬픈 사연의 진달래지만, 나의 진달래는 천락 산골 소년의 아름답고 소담한 꿈이 담겨 있고, 대나무를 잘라 만든 꽃병에 담아, 6.25 전쟁 후의 초가 지붕의 가교사와 나를 키워주신 잊을 수 없는 담임선생님의 책상 위를 밝혀 주던 아름다운 추억이 담긴 진달래이다. 4월이 되어 진달래 피면 산골 소년의 등교길을 더 바빴다. '나발덤' 낭떠러지 가까운 곳에 피는 꽃송이 많이 달린 진달래를 꺾어 선생님 책상에 꽃아 드리기 위해 서둘러야 했다. 6.25 전쟁으로 타 버린 교실. 학부모들이 지은 초가지붕 임시 교실. 낙동강 도강작전에 썼던 긴 나무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