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강남. 성소은 공저 최진명 그림 '나를 찾아가는 십우도 여행'
제목에 이끌리어 선책하여 읽었다.
아주 오래 전에 통영 미륵산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지금은 사찰의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어느 사찰에 들렀는데 그 절집의 뒤 벽면에 그려놓은 십우도
(十牛圖)를 유심히 본 기억이 난다.
선불교 전통에서 내려오는 십우도는 소를 찾아 떠나는 소년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이 때의 소가 바로 나의 '참나'이다.
좋은 삶을 원하고, 더 나은 내가 되고자 마음을 내었다면 이미 '소'를 찾아 나선
것과 같다.
갑갑한 일상에 머무르기를 거부하고 '본래의 나'를 찾는다면 시끄러운 마음을 잠재우고
자유롭게 살수 있을 거리고 한다.
이 책은 깨달음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진짜 나에게 이르는' 원만한 생각과 실천
방법을 제시하려고 한 것 같다.
십우도에서 소(참나)를 찾아가는 10단계는 다음과 같다.
1. 심우(尋牛) ㅡ소를 찾아 나섬. ㅡ 성찰을 시작함. 혼란. 헤매다.
2. 견적(見跡) ㅡ 자취를 봄 ㅡ본성 찾기. 실마리를 찾다.
3. 견우(見牛) ㅡ 소를 봄 ㅡ 명상하기. 알아차리다.
4. 득우(得牛) ㅡ 소를 얻음 ㅡ 의식 이해. 나와 하나 되다.
5. 목우(牧牛) ㅡ 소를 기름. ㅡ 뇌와 마음. 뇌로 마음을 보다.
6. 기우귀가(騎牛歸家) ㅡ 소를 타고 집으로 돌아옴 ㅡ 심리이해. 걸림없이 하다.
7. 망우존인(忘牛存人) ㅡ 소는 잊고 사람만 남음 ㅡ 서양사상 이해 . 방편은 잊고 삶에 치중하다.
8. 인우구망(人牛俱忘) ㅡ 사람도 소도 다 잊음 ㅡ 과학 이해 . 텅 비다.
9. 반본환원(返本還源) ㅡ 근원으로 돌아옴 ㅡ 동양사상 이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다.
10.입전수수(入鄽垂手) ㅡ저잣거리로 들어가 도움의 손을 드리움 ㅡ 대안적 삶. 회향하다.
십우도 여행을 마쳤다. 각 단계마다 관련되는 작가나 철학자의 이야기를 곁들여 이해를 도우려고
노력한 것 같지만, 그 이야기들이 더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다.
저자는 여행을 다 마치고는 결국 쉼(休)이라고 말한다. 안으로 쉬는 쉼, 앉아서 쉬는 쉼,
명상(暝想)이자 좌선(坐禪)이다. 온갖 맺힌 일들을 풀고, 닫힌 문을 여는 고요(禪)이다.
호흡이 고요해지고, 생각이 잠잠해지고, 움직임이 차분해지는 것, 고요하면 참이
오롯해지고, 고요하면 쉬워지고 단순해 진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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