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 저런 생각

제비 새끼들이 날다.

한길재순 2021. 7. 8. 05:40

7월 7일 오전. 마당에 내려서니 제비 여러 마리가 정신없이 날아다닌다.

무슨 일인가 살펴보니, 새끼 제비 5 마리 중 세마리가 둥지에서 날아나와 

에미 두 마리와 함께 다섯 마리가 집 둘레를 날고 있는 게 아닌가.

뒤에 깐 두 마리는 아직도 둥지에서 내다보고 있는데

먼저 깐 세 마리는 오늘 아침에 나는 연습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마당 위를 날다가 대문 밖으로 날아갔다가 다시 제 집이 있는 곳으로 

들어오고 하는 거였다.

지금까지 새끼 제비들은 둥지 안에서 에미제비가 물어다 주는 먹이를 받아 

먹고 있었지만, 

오늘 나는 연습을 하고 나면 스스로 먹이를 구하러 하늘을 날으리라.

그리고 곧 독립하여 살림을 나가지 않을까 싶다.

 

늦둥이 두 마리

그 다음날 오전에 밖으로 나와 보니 우리집과 앞집과 옆집 지붕 위로 

10여 마리가 넘는 많은 제비들이 '스스' 소리를 내면서 어지러이 날고 있다.

우리집 제비는 에미와 새끼 모두 합쳐서 7곱마리, 거기에다 마을에 사는 제비들이

함께 모여 무슨 축제를 하는 것 같다.

사진 전문가가 아니라서 그 모습을 확실하게 담을 수가 없어서 아쉽다.

제비가 어지러이 날아다니는 그 옆 울집 베란다 근처엔

언제 나왔는지 빨간 잠자리들도 날아다니고 있다.

 저녀석들은 제비들의 먹이로 위험할텐데 그것도 모르고 같이 나는가 보다.

 

그 다음날부터 제비들은 조용해졌다. 가끔 한 두 마리가 보일뿐이다.

제비가 안 보인다고 하니 1층에 사는 할머니가 그러신다.

"아침에 나가고 나면 오후 6시경이 돼야 돌아온다"고.

 

오후 6시 이후에 내려가서 관찰을 해도 제비는 두어 마리만 보인다.

혹시 다 큰 새끼 제비들이 모두 비좁아진 집과 에미를 떠나 각기 

독립해서 나간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우리집에 올 때도 허락도 없이 오더니 갈 때도 인사도 없이 떠나는가 생각하니

무심한 제비 가족들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하다,

 

여름 동안 건강하게 잘 지내다가 가을이 되면 그들 본향으로 돌아가면 좋겠다.

따뜻한 강남에서 겨울을 지내고 내년 봄에 다시 돌아오면 얼미니 좋을까. 

인사도 없이 왔다가 가는 제비들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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