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4월 초순이면, 우리나라 어디를 가나 화사하게 핀 벚꽃을 보면서
아름다움을 느낀다.
그러다가도 문득 문득 가로수로 벚꽃만 심지 말고 복숭아꽃이나 살구꽃을
심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벚꽃이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꽃이니까 거리를 두자는 게 아니라,
왜 하필 벚꽃 일색이냐 말이다.
여기 가도 벚꽃 저기 가도 벚꽃이니 좀 식상하다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
옛부터 우리의 정서가 담긴 복숭아꽃이나 살구꽃을 심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는 것이다.
진해에는 벚나무를 심으면 의령에는 복숭아나무를 심고,
창녕에는 살구나무를 심으면
봄꽃 나들이가 다양해 지지 않을까.
화사한 봄 날/ 분홍꽃부터 피워/ 몸살 앓으며/ 꿈꾸게 하소서.
탐스러운 열매 맺고 싶어/ 해님에게도 인사하고/
별님에게도 눈짓하며/ 나비에게도, 벌에게도/
상냥하게 속삭여/ 기다림으로/ 참을성을 키우게 하소서.
(선영자 시인의 '복사나무의 기도' 중에서)
벚꽃보다 더 화려하지 않나
홍두곡 가는 길 언덕에 친구네 복숭아 과수원이 있었다.
해마다 보리 익을 무렵이면 내 여친과 셋이서 만났다.
과수원집 친구가 내 놓은 복숭아 향과 맛을 나누며 놀던
먼 옛날 그 시절이 생각난다.
외롭게 살아가는 그 친구는 잘 지내는가,
같이 놀던 우리집 할매가 전화를 건다.
새 봄에 핀 복숭아꽃을 보니
지금은 없어져 버린 그 복숭아 과수원
그 때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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