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 저런 생각

아린(芽鱗)

한길재순 2022. 2. 18. 06:18

겨울눈은 동아(冬芽), 저항아(抵抗芽, 휴아(休芽)라고도 하는데,

아린(芽鱗)이라고 하는 여러 겹의 비늘조각에 둘러싸여

겨우내 추위와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를 받습니다.

그러나 겨울이 막 지나면 아린이 찢어지고 벗겨지며

꽃이 되고 잎이 나옵니다.

꽃눈에서는 꽃이 나오고, 잎눈에서는 새 잎이 나오는 것이지요.

위 사진에서 사방오리나무 꽃눈과 매화 꽃눈은 벌써 조금씩

아린이 벗겨지기 시작합니다.

아린(芽鱗)의 상처에서 꽃이 피고 그 꽃이 진 자리에서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혼자만의 시간에 힘을 모아야

비로소 생의 튼실한 열매를 거둘수가 있다는 것을 자연은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잎눈과 가지 끝의 아린에서는 새 잎이 나고 새 가지가 돋아나서

나무가 성장하게 되지요.

지금 오들오들 떨고 있는 꽃눈과 잎눈의 아린은, 우리들이

따뜻한 옷을 입고 겨울을 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예사로 보아왔으면 한 번 유심히 살펴보시지요.

'이런 일 저런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버들강아지 눈 떳다.  (0) 2022.02.18
기지개켜는 밭에서  (0) 2022.02.18
빈손으로 가는 여유로움  (0) 2022.02.16
웅천왜성을 찾다.  (0) 2022.02.14
남녘의 매화 소식  (0) 2022.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