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가 피는 계절이다.
임금님의 사랑을 그리다가 시들었다는 아픈 사연을 지닌 능소화.
그 능소화가 피는 초여름 올해는 하지의 절기이다.
동지섣달 긴긴 밤도 사랑하는 임과 만나면 오히려 짧게 느껴지고
1년 중 밤이 가장 짧다는 하짓날 밤도
오지 않는 그리운 임을 기다리면 갈게 느껴지지 않을까.
능소화는 조금 밝은 붉은 색과 진한 붉은색 꽃이 핀다.
시골의 돌너덜이나 돌담에서 보던 꽃이지민
요즘은 도시 가운데 정원에서도 많이 피고
우리집 담에도 한 그루가 있다.
우리집 능소화는 주인 할배 닮지 않고 늦장을 피워
아직도 입을 다물고 있다.
다른 능소화가 시들 때에 혼자서 고고하게 피고 싶나 보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거지?
어찌 내가 물을 말을 손나팔까지 불며
내 할 말을 제가 묻고 있는가?
능소화 횔짝 필 때 훌쩍 떠난 사랑 하나 있었다.
능소화 훌쩍 질 때 활짝 피어나는 그리움 하나 있다.
(양광모 능소화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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