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雪이 지났지만 남쪽나라 진해는
아직은 늦가을 날씨처럼 따스하다.
그러나 한 열흘 전에는 갑작스런 추위로
된서리가 내리고 대부분의 꽃들이 시들고
고구마 잎이나 호박잎도 모두 말라버렸었다.
이제 진해에도 겨울꽃인 애기동백꽃과
비파나무와 팔손이나무 꽃들만 제철을 맞아 피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굿굿이 남아 있는 꽃이 있으니
옛부터 오상고절(傲霜孤絶)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골목에 피어 있는 국화이다.
봄 여름 긴긴 세월 / 꼼지락꼼지락 / 향내 일구어.
하늘이 너무 푸른 날 / 여느 다른 꽃들 / 자취 감추고 나면.
산으로 들로 / 가지가지 빛깔로 .
봄 여름 가을 / 가꾸어 온 꽃내음.
내 가슴 속 서늘하게 / 오감을 자극하고.
가을의 청량함 / 온몸으로 퍼지누나.
(선영자 님의 시 '국화'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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