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초반에 있었던 이야기.
내가 진해교육청 말석 장학사로 근무할 때다.
군항제를 앞두고 관계자 회의에 교육청 학무과장이
참석하게 되어 있었는데, 그런 자리에 가기기 싫었던지
말석 장학사인 나보고 대리 참석을 부탁하였다.
그 날 회의장에는 시청, 교육청, 경찰청 등 여러 기관의
공무원과 이순신장군 정신 선양회 대표, 상공호회의소 담당자,
요식업조합 상인회관계자 등이 참석하였다.
군항제 기간에 대한 협의가 있었는데, 그 당시는 군항제 기간이
15일 정도나 되었다.
내가 발언권을 얻어 그 기간을 10일 이내로 줄여야 한다고 제의하였다.
그 이유는, 벚꽃이 피는 기간은 길어야 열흘 정도인데 15일로
하게 되면 벚꽃이 피기 전에 시작하여 벚꽃이 진 후에까지
군항제가 열리게 되어, 관광객들이 꽃구경 왔다가 실망하여
불평을 하면 진해 이미지가 손상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공무원들은 그냥 듣고 있는데 상인회나 요식업 대표등이 들고 일어나
"당신 진해 사람 맞느냐? 고 하면서 흥분했다.
장사에 지장을 주는 말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 때 내가 일어나 다시 말했다. 꼭 기간을 길게 잡으려거든
벚나무 가로수나 공원의 벚나무 중에 한 그루씩을 뽑아내고
그 자리에 겹벚꽃을 심으면 지금보다 두 배로 길게 벚꽃을 보게 될거라고
했다. 당장 그렇게 할 수가 없으니 아으로 더 연구해보자고 하고는
회의를 마쳤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군항제가 취소되고
경화역이나 여좌천. 환경생태공원, 제황산 공원,
안민도로 등 관광 명소들이 모두 출입 통제되고 말았다.
일반 벚꽃인 왕벚꽃이 질 무렵에
피는 벚꽃이 겹벚꽃이다.
겹벚꽃이 집단적으로 피는 곳은 '천자봉해오름길'
자은동 뒤쪽에 있다.
여기 사진에 올린 겹벚꽃은 이웃에 있는 경화어린이집
있는 걸 촬영한 것이다.
말 그대로 겹꽃이라 무게가 있어 보이고
순덕이처럼 순해 보이기도 하다.
꽃과 잎이 같은 시기에 피는 것도 보통 벚꽃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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