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 저런 생각

세상에서 가장 느린 달팽이의 속도로

한길재순 2020. 1. 1. 20:22

김인선 글모음 '세상에서 가장 느린 달팽이의 속도로'


<서울살이 사십년 끝에 가난에 떠밀려 살게 된 산자락 마을.

오이와 고추는 무렁무렁, 바람은 사부작삽짝, 거미는 우아히게 활강하고,

구뚜라미는 열정적으로 도약하는데....

아무도 걱정하지 않는 것을 마음껏 걱정해도 시간이 좀처럼

가지 않는 오후 같은 정경.

해맑은 체념, 허풍 섞인 비탄, 실재보다 더 실재 같은 헛것들

생의 아이러니 사이를 둥둥 떠다니다 죽음 이후에야 우리에게 발견되는 작가.

'웃기는 사람' 김인선의 유고 산문집.>



김인선 그는 쉰을 조금 넘긴 나이에 하늘나라로 간 아까운 인물이이다.

시도 산문도 다른 글도 잘 쓰고 자연과을 사랑하고 풀 한 포기

벌레 한 마리도 예사로

보고 넘기지 않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잡지사에서 근무하다 그만 두고, 집안이 쫄딱 망한 뒤에

경기도 어느 한적한  마을로 내려와  소일거리로 밭농사를 짓고,

 버려진 개를 거두고,

 오리도 닭도 돌보며 때때로 오페라 해설지 번역으로  

푼돈을 받으며 근근이 생계

유지하면서도  그는 그가 생각하는 이념대로 재미있게

행복하게 살다가 일찍 세상을 떠나

그가 그리던 그 나라로 가신 분이다.



이 책은 그의 사후 20년이 된 시기에, 그의 오랜 친구 김대현에 의해

 출간되어 햇빛을 보게 된 것이다.

 중학교 때부터의 친구인 김대현 이 아니었으면 그가 썼던

 시와 수필들도 그와 함께 하늘나라로 날아가고, 지상에 살아 있는 누구도

그의 글을 읽지 못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래서 친구가 좋다고 하는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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