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 저런 생각

12사범 남은 친구들에게

한길재순 2021. 6. 14. 18:21

며칠 전  또 부음을 전했다. 경기도 모 실버타운에서 홀로 지내던 친구 ㅈ님이 지난 10일

친구들의 전송을 받으며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라는 인삿말도 듣지 못하고

따님 가족의 애곡 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나셨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부산의 ㅇ님과  경기도의 ㅂ 님이 같은 날 우리 곁을 떠나 친구들을

멍하게 하더니, 이번에도 그 동안 홀로 투병을 하던 친구가 친구들에게 연락도 없이

저 먼 나라로 떠나버렸네. 가까이 살고 있던 수도권 동기들에게도 연락이 닿았으면

몇 사람이라도 그를 전송하였을 것이고, 동기회본부에서 보낸 조회라도 보냈더라면

마지막 떠나는 그 길이 조금 덜 허전히였을 것이다.

그래도 친구여, 자네보다 먼저 간 친구들이 님녀 58명이나 있으니 그들이 자네를

만나 반갑게 환영을  하고 그간의 노고를 위로하지 않았을까 싶으니,

그 동안 자주 찾아 위로하지 못한 점과   홀로 보낸 미안함과 죄스러움이 조금이라도

덜어지는것 같구나.

죽음에 노소가 없다는 말이 있듯이 지금 하늘나라에 계신 동기들 중에는, 60도 채 남기지

못한 친구들도 있고, 70을 넘기자마자 간 친구들도 있으며, 2020년 이후에 간 친구들은

그래도 정년퇴직을 하고 거의 20년 가까이 여유있게 살다가 가시지 않았나 싶다.

올해 만 82세를 맞이한 나는 금년 8월 31일이 정년퇴임 20주년이 되는 해가 되네.

대개의 동기들이 정년 19년째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연금이라도 받으니 생활에

큰 걱정은 없이 잘 지내 왔지 싶다.

부산 사법 12회 입힉 동기들은 남녀 모두 243명이었다고 하더군.

2021년 6월 현재 하늘나라에 계신 분이 남녀 59명 (여자 14 명)이고 주소가 불명인

분이 남녀 20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주소불명 중에는 이미 하늘나라에 가 계신분들도 있

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어쨋든 남녀 4 반이 같이 졸업을 하여 사회로 나왔는데, 지금은 3반이 남이 있는 셈이구나.

코로나가 세상을 시끄럽게 하지 않을 때에는 매년 5월 중순에 60명에서 80명 가까이 모여서

1박 2일 간 옛정을 되새기며 즐거운 시간을 가지기도 하였고, 이사회란 이름으로 부산 서면에서

연 3회 정도 모여 정담을 나누었지. 코로나 때문에 졸업 61주년 이후의 동기회가 모이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 그지 없다. (회장 구용호, 총무 장재순)

오늘 안터넷을 검색해 보니 우리나라 총 인구수가 51,779,203명인데 81세 중 생존한 인구는

겨우 97,963명이야. 전체 인구 중 우리나이 생존자가 0.19% 가 안되는구나. 그런데 우리 동기

들은 아직도 75%가 살아 있다니 얼마나 행운인가 말이다.

그러나 남아 있는 친구들이이여! 우리는 우리나라 평균수명보다 훨씬 더 오래 건강하게 살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이며 하나님의 크신 축복인지 모른다. "항상 기뻐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을

늘 기억하시기 바란다. 하늘나라로 가신 남자 동기들이 좀 더 많은 셈이지만, 여자 동기들은 배우자를

먼저 보낸 분들이 또한 많은 편이지. 사람의 죽고 사는 것이 하늘의 뜻이니 순응하면서 살아가야 

하지 않겠나.

친구들이여!  나이가 들어가면 하나둘 헤어지기 마련이니 친구나 배우자와의 사별에 너무 충격

받지 말도록 하자. 진해 천주교 묘지 입구에 ''오늘은 내 차례고 내일은 네 차례''란 말이 적혀 있더군

"사람아 네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리라."라는 성경구절과 함께 말일세.

나는 생존해 계시는 아흔의 형수와 85세의 형님과 81세의 막내 여동생에게 지주 전화를 한다네.

거리가 멀어서 자주 만나자는 못해도 안부라도 자주 물어야 하지 않은가. 처가집 처제나 동서들

 중에는 내가 전화를 하지 않으면 해가 바뀌어도 전화 한 통 없다네. 많은 조카들도 마찬가지이고.

그건 내 아이들도 큰 아버님이니 고모나 이모님에게 자주 안부 전화를 드리지 않으니 조카들을 나무랄

수도 없지. 죽은 후에 부고 듣고 가 보면 무얼하겠나 싶어서 내가 손 아래 동서들에게 전화를

해 보지만 별로 변화가 없고. 조카들에게는 차마 먼저 전화를 하기가 어렵더군.

남아 있는 운 좋은 친구들이여!. 우리 자주 만나지 못해도 가끔 전화나 카톡이나 메일로 안부라도

전하며 지내자고. 우리 동기 공동 카톡에 가끔 들어와 보게 치매예방에 좋은 프로그램도 있고,

정치,사회,역사,  상식도 있고, 우스개 이야기도 있으며 친구들 안부도 들을 수 있다네.

진해 사는  촌 할배가 올리는 계절의 변화나 꽃 소식도 볼 수가 있다네.

수도권이나 부산권, 창원권, 울산권 등에서 일어나는 친구들 소식도 가끔 전해 주게나.

  언제 어디서 모임을 가졌다든지, 산행을 했다든지, 누가 많이 아프다 든지, 큰 수술을 했다는

이야기도 좋고, 친구들을 위한 기도문도 좋지않을까 싶네. 하나님도 좋고 부처님도 좋고,

천지시명님께 친구들을 위하여 기도 하시게나.

가끔 카톡으로 꽃 사진이나 이야기를  보내 보아도 보았는지 안 보았는지 일자 소식도 없으니

무슨 재미로 보내나. 엊그제 외롭게 떠난 친구의 부음을 전해도 명복을 빈다는 글이나 근조사진을

올린 친구가 세 사람 뿐이었다네.

아직도 우리 살아 숨쉬고 있다는 걸 서로 알려 주면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

친구는 떠나나나는비를 맞으며 옥수수 모종과 고구마 모종을 옮겼다네. 그런 일을 하면서도

마음은 하늘나라로 간 친구를 생각하고 있었다네.

이제 우리도 인생으 후반기의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네.

 건강, 배우자, 적당한 소일거리, 남은 기간 동안 쓸 약간의 돈만 외에 무엇이 그리 많이 필요한가?.

지금 우리가 무얼 많이 가지면 어디에 쓰겠나?. 또 무슨 큰 일을 계획하고 실천하겠나?

살아 있을 동안에 친구들과 ㅇ란부 전화라도 하고, 만나서 웃으며 놀다가 점심이라도 한 끼

  나누면 더 이상 좋은  일이 또 있을까.

아직도 이 세상에 남아 있는 12사범 행운아들이여! 부디 자주 소식이라도 전하며  살아가기를

다시 한 번 더  부탁드리는 바이네.

"항상 기뻐하라 . 범사에  감사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아멘 !

 

                        2021년 6월 15일 진해에서 한길 장재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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