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 지음 오세진 편역 '인간답게 산다는 것'
다산 정약용. 인간의 도리, 법과 정의에 관한 이야기.
조선의 과학 수사 지식을 집대성한 다산 정약용의 역작 '흠흠신서(欽欽新書)
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책은, 조선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은 36건의 살인 사건에 대한 정조의 판결문에 다산의 반론이
얽히고 설켜 한 권의 역사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또 재미있는 법률 사례집이기도 하다.
우리는 옛날 고을 현청을 방문할 때마다 죄인을 엎드려
놓고 곤장을 치는 현장을 재현해 놓은 것을 본다.
그리고 사극 같은 것이나 옛 소설에서 무조건 때려서 억지로
죄를 뒤집어 씌우는 듯한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옛날 재판은 공정하지도 법률적이기도 않고
그 당시 권력자들의 자의에 의해 재판이 이루어지지 않았나 생각해 왔다.
그런데 여기 흠흠신서를 읽어보니 그 당시에도 함부로 재판을 하지 않았고, 중국에서 들여온 법률적인 자료와 우리 역사에 남은
여러 판례들을 다 동원하고, 지금의 재판처럼 지방관아에서
부터 도 단위 관찰사, 그리고 중앙부처의 형조를 거쳐 중요한
사건은 최종적으로 왕이
재판에 관여를 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왕은 권위만 가지고 나라를 자의적으로 다스린 것은 아니었던
것을 알게 된다.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공감하면서 읽다보면 우리는
다산이 조선 사회에 던진 두 가지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
"법은 과연 누구 편인가?"
"진짜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다산의 질문에 우리는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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