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 저런 생각

진달래 추억

한길재순 2018. 3. 28. 19:57

봄이 오면 산에서 제일 먼저 피는 꽃은  생강나무꽃이고

그 다음이 진달래와 개나리입니다.

올해 춘분 깜짝 추위와 눈으로 인해 조금 늦을거라 생각하여

어제사(3월 27일) 도불산 진달래 밭으로 갔습니다.


1 주간 정도 늦게 찾아온 나에게

 먼저 핀 진달래는 토라져 앉았습니다.

'춘래불사춘'이라 그렇게 됐다고 해명하고

카메라에 담아서 내려와 승용차를 타려고 하니

색안경이 땅에 떨어져 흠이 나 못 쓰게 되었어요.

설마 진달래의 서운함과 토라짐이 안경을 못 쓰게 한 것은 아니겠지요.




사람들은 진달래가 김소월의 꽃인줄 압니다.

아닙니다. 진달래는  산골 아이들의 꽃입니다.

천락골 산등성이마다 빨갛게 수놓던 그 진달래가

우리 마을 아이들의 봄맞이 꽃이었습니다.


진달래꽃이 피기 전에 버들강아지 꽃이 피지요.

"참꽃밭에 가면 허기져서 죽고

버들강생이 밭에 가면 배가터져 죽는다."는

 전래 동요도 있습니다.



이른봄 연분홍 진달래꽃이  피면

반장이던 산골 아이의 등굣길이 바빠집니다.

십리길 등굣길은 산능선으로 바뀝니다.


꽃송이가 여럿 달린 이쁜 꽃을 꺾기 위해

 위험한 바위끝 낭떠러지도 두렵지 않습니다.

여러 송이가 이쁘게 달린 진달래꽃 묶음을 들고

교실 안으로 들어가는 소년의 얼굴도 연분홍색입니다.


대로 만든 꽃병마다 연분빛 진달래가  꽂히면

교실에 들어오는 아이들의 얼굴도 진달래꽃이 되고

근엄하시던 박호진 선생님의 얼굴도

진달래꽃처럼 환해집니다.

오늘은 지각한 동무들도 벌을 면하겠지요.



 오면  메조소프라노 김학남

(김동환 시, 김동)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꽃 피는곳에 내마음도 펴
건너마을 젊은처자 꽃따러 오거든
꽃만 말고 이마음도 함께 따가 주


봄이 오면 하늘위에 종달새 우네
종달새 우는곳에 내맘도 울어
나물캐는 아가씨야 저 소리 듣거든
새만 말고 이소리도 함께 들어주


나는야 봄이오면 그대 그리워
종달새 되어서 말 붙인다오
나는야 봄이오면 그대 그리워
진달래꽃 되어서 웃어본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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