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선 시집 '꼭 한 번은 겨자씨를 만나야 할 것 같다.'
"이 시집은 시인이 살아온 삶에 대한 성찰의 기록이다.
여기에는 시인의 지난 세월이
기억의 책장에 오롯이 실려 있고 그 시절의 나와 현재의
내가 흑백과 칼라 필름으로
겹쳐 오버랩 되어 있다.
시인의 시들은 난독과 난해의 늪으로부터 벗어나 있다.
시인이 보고 겪어온 지난 시간의 그물로 건져낸 세상의
진실은 무엇인가. 시인의 통찰력은
마음과 곧장 통해 있다." (시인 최준)
여태까지 나는 한 번도 / 온전한 겨자씨를 만나 보지 못했다./
그러니까 내게 겨자씨가 맵다는 것 말고/
아주 조그맣다는 것은 순전히 상상이다./
그동안 그런 상상으로 / 험한 세상 무모하게 더듬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살았다
싶은데/ 이제서야 문득 짚이는 게 있다./ 어쩌면 겨자씨는/
터무니없이 허황하게
사는 나를/ 톡 쏘는 매운 맛으로 경게하고자/
내 곁에서 서성거리렸던 것은 아닐까?
꼭 한 번은 만나 확인해야 할 것 같다./ 얼마나 작길래 그리 매울 수 있는지/
작은 몸은 왜 또 으깨져야 했는지/ 으깨지며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지/
무슨 숙명 같은 일이 있긴 있었는지/ 그간의 사정이 궁금해서라도/
꼭 한 번은 겨자씨를 만나야 할 것 같다.
('꼭 한 번은 겨자씨를 만나야 할 것 같다'.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