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 저런 생각
생태숲의 봄 전령
한길재순
2021. 2. 18. 10:10
우수 절후가 되면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이 녹고 강이나 내의 얼음도
녹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우수가 되자 갑자기 돌아가던 동장군이
되돌아서서 마지막 찬 기운으로 우리를 움츠리게 하고 이미 핀 복수초꽃을
힘들게 합니다.
진해만생태숲의 복수꽃들이 거의 다 피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 애처러워
보기에 민망합니다.
영산법화사 가는 길 옆의 생강나무꽃도 지금쯤 피었겠지 하고 와 보니
역시 갑작스런 추위에 오들오들 떨고 있네요.
그래도 생태숲 탐방길에는 벌써 새잎을 밖으로 보낸 나무가 있어요.
올해 처음으로 보는 새잎입니다.
얼마나 놀랬을까요? 봄을 알리러 나왔는데 얼음이 꽁꽁 얼었으니.
그러나 곧 웃을 날이 올 것입니다. 봄의 전령들이.
비바람 없이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상처를 받으며 자라나는 꽃과 같습니다.
비바람을 맞지 않고 자라나는 나무는 없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길에 수많은 비와 바람이 다가옵니다.
때로는 비바람에 가지가 꺾어지듯이 아파할 때도 있습니다.
아픔으로 인해 나무는 더 단단해짐을 압니다.
내가 한 때의 아픔으로 인생은 깊어지고 단단하게 됩니다.
비와 바람은 멈추게 됩니다. 인생이 매번 상처를 받지 않습니다.
비와 바람은 지나가는 한때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오늘 또 하루가 지나갑니다. 사는 게 상처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의 아픔은 나를 더 깊고 아름다운 삶의 꽃이 되게 하는 과정입니다.
하루를 소중히 사는 사는 사람은 내일의 기약을 믿고 삽니다.
아름답게 꽃을 피우며 살아가게 될 그날을 위해....
(좋은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