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 저런 생각

완두콩꽃이 피고

한길재순 2020. 3. 19. 05:50

내 텃밭에 완두콩 꽃이 피었습니다.

지난 해 11월 하순경에 심은 완두콩이 혹독한 겨울을

바람 막이도 없는 밭에서 서로서로 추위를 막아주면서 견디다가

봄을 맞이하여 무럭무럭 자라서 이렇게 이쁜 꽃을 피웁니다.

완두콩은 내 어리적 추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농작물입니다.

그래서 나는 해마다 이 완두콩 농사를 짓는지도 모릅니다.


완두콩은 늦가을 에 심어서 그 다음해 봄에 거두는 2년생 작물입니다.

보리가 날 때 따는 콩이라고  하여 '보리콩'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보리밭 구석에 한 두 골 심었습니다.


완두콩 꽃이 지고 나면 길쭉한 섬을  지어 그 안에서 작은 알맹이가 자라지요.

그 알맹이가 많이 여물기 전에 따서 먹으면 비린내도 안 나고 달작지근합니다.

어른들 몰래 덜 익은 완두콩을 따서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간식으로 먹던 추억이 내 텃밭에 있습니다


내가 심은 이 완두콩은 재래종입니다.

열매가 조금 작으나 맛은 이게 개량종보다 낫습니다.

흰꽃이 피는 이 완두콩은 옆 집 밭에 심은 개량종입니다.

열매가 재래종보다 조금 크지만 맛은 덜합니다.

이 개량종은 겨울나기가 참 어렵습니다.

너무 어려도 얼어 죽고 너무 커도 얼어 죽습니다.

심는 시기를 절묘하게 잘 말 맞추어야 합니다.

하도 잘 얼어 죽고 봄에 심으면 잘 자라지 못하고 해서

나는 개량종을 심지 않고 겨울에도 잘 얼어 죽지 않는

재래종을 고집합니다.




올해도 완두콩 농사가 제법 잘 될 것 같습니다.

아직도 작년 완두콩을 밥을 지을 때에 넣어 먹고 있답니다.

텃밭에서 얻은 강낭콩과 완두콩으로 1년 내내 먹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