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꽃들
마스크 유감
마스크 때문에 지엄하신 대통령께서 두 번이나 유감을 표명하셨다. 아무나 쓰는 마스크가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유명세를 얻은 것 같다.
미세먼지가 일기에보에 등장하기 전에는 마스크는 천으로 짠 마스크만 있는 줄 알았다.
겨울철에 날씨가 추워지면 방한용으로 쓰기도 하고 기침이나 감기 증세가 있으면 마스크를 썼다.
그런데 미세먼지가 건강에 해롭다고 언론에 보도되고, 일기예보에도 포함되면서 일반 마스크보다 성능이 더 좋은 미세먼지 방지용 마스크가 약국에 등장을 했다.
비교적 공기가 맑은 진해에 살고 있고, 백수라 하는 일이 집에서 책을 읽거나 숲길 산책 등이나 하는 나는 특별한 마스크 대신 옛날부터 사용하던 천마스크를 사용해 왔다.
그런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건너와 갑자기 많이 번지고 나서부터 이 마스크가 문제가 된 것이다.
대통령께서 "중국의 고통이 우리고통과 같다."하면서 많은 마스크와 위생 장비를 보낸다고 하셨다.
그 후에도 우리 국민들에게 마스크를 충분히 공급한다고 큰 소리를 했지만, 시중에서 마스크 구하기가 아려워졌다.
어느날부터 마스크를 사겠다는 시민들의 줄이 마치 옛날 러시아에서 빵을 사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 처럼 장사진을 친 것이다. 우리 가족은 아직 마스크 사러 가지 않았다. 큰딸이 구해서 보내주고 지인이 갖다 준 것이 꽤나 있지만 꼭 필요할 때 외는 잘 쓰지 않는다. 약국 앞에 몇 시간씩 기다렸다가도 마스크를 못 사고 돌아서는 사람들이 장관이나 대통령이 큰 소리를 한 것을 두고 얼마나 불평을 했겠나. 문대통령 공약대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난 것이다.
정부의 고위직들이 몇 번이나 실언을 한 다음에야, 배급제로 그것도 정한 날에 신분증을 가지고 가서 한 주간에 두 장씩만 사게 한다고 한다.
그렇게 해도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불평들이다. 시민들은 애꿎은 약사들에게 불평을 쏟기도 하는 모양이다.
어느 날 오후에 경화역 공원에 산책을 하러 갔다. 비교적 조용한 공원이지만
산책 나온 사람들이 더러 보인다. 공기도 맑고 사람들도 붐비지 않고 숲도 있는 곳인데도 겨우 걸음 걷는 아이들부터 머리가 하얀 할머니들까지 남녀 노소 할 것 없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미세만지가 심한 날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 침을 튀기는 곳도 아닌데도 모두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나는 천마스크를 썼다가 벗었다. 나처럼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이 세 사람 뿐이다.
이런 조용한 도시 공기 좋은 공원에서도 남녀 노소 심지어 반바지에 달리기 하는 젊은이까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어찌 마스크가 모자라지 않겠나.
산속의 숲길을 걸으면서도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많다. 그 좋은 편백나무 치톤피즈가 넉넉하게 나온다는 숲길에서도 말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건강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너무 예민힌 것을 넘어 과민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