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 저런 생각

'대통령의 밥솥' 농담

한길재순 2020. 2. 9. 06:57

2020년 2월 8일 . 조선일보 최규빈 경제부 차장의  글입니다.


노무현 정부 때 유행했던 '대통령과 밥솥' 농담이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미국서 돈을 빌려 가마솥을 장만했지만

밥 지을 쌀이 없었다.



박정희는  농사를 지어 밥을 했지만, 정작 본인은 맛도 못 보았다.

최규하는 솥뚜껑 열다가 손만 데었고,

전두환은 그 밥을 일가친척끼리 다 먹었다.

노태우는 남은 누룽지를 끍어 혼자 다 먹었고,

김영삼은 밥솥 바닥을 긁다가 구멍을 냈다.

김대중은 국민이 모아준 금과 신용카드 빚으로 미국에서

다시 전기밥솥을 하나 사왔다.

노무현은 110를 220v 에 잘못 꽂아 밥솥을 태우고 코드가

안 맞는다고 불평했다.



시중에 돌아다니는 몇 가지 버전 중, 이명박은 밥솥 전문가인 줄 알았는데

어디 꽂는 줄도 모른 채 삽질만 했고, 

박근혜는 최순실이라는 식모한테 밥통을 내줬다.

밥솥에 비유하자면, 문재인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튼튼하고

 커다란 밥솥으로 시작한 정부다.

우선 내외 경제 여건이 좋았다. IMF외환위기 속에서 출발한

 김대중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노무현 이명막,

박근혜 정부는 각각 카드 사태,

글로벌 경제 위기, 남유럽 재정위기라는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문재안 정부가 출범한 시점은 세계 경제가 지난

10년간의 긴 터널을 빠져 나와

본격적으로 반등하던 시기였다.

전 정부가 남긴 곳간도 어느 때보다 풍족했고,

국세 수입도 300조원에 이르렀다.



요컨대 최순실에게서 빼앗아 건네준 밥솥은 문대통령이 열었더니,

흰씰밥이 그득햇단 셈이다.

그는 자기가 밥을 지은 양 여기저기 퍼주며 생색을 내었다.

집권 반환점을 돌아서서 보니 지금 밥솥은 바닥을 드러내는 중이다.



곧 '대통령과 밥솥' 농담에 한 줄 추가될 것인데,

아마 "밥을 배터지게 퍼먹고 법통을

박살낸 다음 '이제 모두 공평해졋다.' 고 주장햇다."

도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