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호 병실에서 2
입원 후 사흘 동안 통 잠을 이룰수가 없었습니다.
입도 계속 바싹바싹 마르고요.
입이 마르면 물을 마시고,
물을 마시고 나면 화장실에 가야하고,
아무리 잠을 청해도 잠을 잘 수가 없더군요.
갑작스런 환경 변화와 불안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해요.
잠이 안 오니 밤 시간이 얼마나 긴지 몰라요.
한참 지나서 시계를 보니 아직도 12시도 안 되었고
또 한참을 지나서 보아도 이제 겨우 1시가 넘었고요.
그러다가 3시 반을 넘기면 성경을 가지고
4층 휴게실로 가서 성경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지요.
'좋은 생각'도 읽고요.
처음에는 그냥 견뎠는데 사흘 후에는 몸 전체가 쳐저서
간호사에게 처방을 부탁했더니
주치의와 연락하여 수면제와 입마름 치료제를 처방하여
주어서 해결했습니다.
연휴기간 중에도 의사들은 모두 휴가를 가도
간호사들은 모두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서
환자들을 돌보아 주더군요.
필수 요원들은 야간에도 활동을 계속하고요.
간호사들도 경력에 따라 환자 돌보는 요령이나
기술이 다 다릅니다.
어떤 간호사들은 주사기를 뺄 때와 주사를 놓을 때
잘 하지만 어떤 분은 피를 자주 나게 하여
내 왼쪽 팔은 모두 가지색으로 변했습니다.
나는 재생불량 빈혈 환자라 피가 모자라는 사람인데
자주 피를 흘레게 되니 신경이 곤두서기도 하지요
그렇다고 불평을 하면 간호사에게 불편할 것 같아서
그냥 참았지요.
간호사들은 대개 20대 젊은 여자들인데 환자들은
대개 60대 이상의 노인들입니다.
간호사들이 환자들에게 하는 대화가 모두 존대어가 아니고 평어입니다.
노인들이 잘 듣지 못하고 하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으면서도
계속 어린애나 친구처럼 말을 함부로 하니 마음이 언짢을 때도 있더군요.
말을 그렇게 하는 것이 친밀감을 가지게 할 수도 있겠지만
좀 심하다 싶을 때도 많았습니다.
기회를 보아서 병원장에게나 원무과에 의견을 물어볼까
생각도 해 봅니다.
어느편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연구해 보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