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길의 왼쪽
황선미 산문집 '익숙한 길의 왼쪽'
세계적인 동화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누구보다도 외로움을
섬세하게 감각하는 작가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스스로 외롭기를 주저하지 않는 한 개인의 기록이다.
작가는 상처투성이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아무하고도 소통을 못했고,
위로받지 못했고,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고 한다.
방에서 나오지 않아도 생활과 창작이 다 이루어지는 그의 공간이 그에게는
만족스럽고 안전한 세상이다.
그러다가 어느날, 자기가 혼자인 것을 깨달았고 무서워졌다.
자기를 이렇게 방치하면 안 될 것 같았다.
마주 앉아 대화할 수 있는 대상을 찾아야만 했다.
그러한 유의 사람은 많았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같은 주제의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글들은 익숙한 안정감을 깨고 불편하기로
작정한 노릇의 결과인 셈이다.
1부, 오래된 통증. 그가 어렸을 적에 받은 정신적 고통과
육체적 상처에 대한 기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였다. 글을 읽으면서 그의 고통과 아픔을
함께 느낄 정도로 그는 힘들었다.
그런 가운데서 어떻게 오늘날 유명 작가 될 수 있었는지,
성장하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모르겠다.
물론 타고난 재질도 있었으리라.
3부, 이방인일 때 다가오는 것들. 유명 작가로 성공한 다음에
유럽 여러나라에 출장을 다니면서 겪었던 이야기들이다.
외국어를 맘대로 구사할 수 없는 처지에서
문화가 다른 생소한 유럽 여러나라를 여행하며,
거기서 학생들에게 강연을 하고
교수들과 토론을 하고 교류를 할 수 있었는지
그의 노력과 적응력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