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 마을 산길
태풍 '미탁'으로 비가 억수로 내린 다음 날 오전
모처럼 산우회 회원들과 같이 웅천 백일마을로 갔습니다.
백일 마을은 진해 부산간 국도에서 작은 산 하나 너머 있는
매우 조용한 자연 부락입니다.
지금은 엣날 집들은 몇 채 남아 있지 않고 전원주택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일제시대 일본에 항거하다 순국하신 주기철 목사님도 이 마을에서
태어났다고 하더군요.
애국국지사 주기철 목사님의 기념관이 웅천동 웅천 현성 부근에
있습니다.
백일촌 큰 마을을 지나 산길로 올라가는 도중에
예보에도 없던 소나기가 내립니다.
농장의 개 세 마리가 우리를 반깁니다.
순덕이 같이 생긴 흰개 두 마리는 수컷이고 나머지 한 마리는 암컷입니다.
매우 순하게 생긴 이 개들은 계속 우리를 따라옵니다.
소나기를 피해 나무 밑에 있으니 저들도 같이 있습니다.
해롭다는 초코렛 과자 외는 줄 것이 없습니다.
할배가 여섯이나 오면서 먹을 것 하나 안 준다고 섭섭해 할 것 같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태풍으로 잎이 모두 떨어진 키위나무.
농장으로 올라가는 감나무 길--빨갛게 익을 때 오면
매우 아름다울 것 같아요.
장미 열매도 보기 좋아요.
찔레나무 열매
단풍이 들어가는 느티나무
대붕감도 익어가고
금목서 향기가 진합니다.
아래는 덜꿩나무 열매
가을 배추
배추와 무
갓
가을 감자
부추
소나기를 세 번이나 만났습니다.
두 사람은 우의나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면 걸었습니다.
친구들이 같이 쓰고 가자고 하지만 작은 우산 둘이서 쓰면 둘 다 옷이 젖지요.
비가 금방 끝나니 겉옷은 마르고 내의는 마르지 않습니다.
날씨가 춥지 않으니 결딜만했습니다.
남자가 세 가지는 항상 갖고 다녀야 한다는 말이 있지요.
불(성냥이나 라이타), 우산(우의), 거짓말이라고 하던가요.
다음에는 그룸이 낀 날은 작은 우산이나 우의를
배낭에 넣고 나설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