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 저런 생각

그 섬에 내가 있었네

한길재순 2019. 8. 9. 18:08

김영갑 사진. 글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충남 부여가 고향인 김영갑 제주도 서귀포 폐교된 초등학교 자리에 '두모악 사진 갤러리'를 운영하다가 48세에 하늘나라로 가신 사진작가. 

 

그는 부모와 형제와 연인과 친구, 모든 인연을 끊고

불모지 같은 제주도 중산간 마을에서 어렵게 방 한칸을  빌려 굶기를

 밥 먹듯이 살면서 제주도의 자연과 제주 사람들의 삶을 카메라에 담는 일에

 20여 년그의 젊음과 인생  전부를 바쳤다.

학문적으로 사진학을 공부하지 않았지만,그는 사진에 살고. 사진에 미치고, 사진을 위해 살다가 그로  병을 얻어 일찍 이 세상을 떠났다.



40대 젊은 나이에 루게릭병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사진기를 들지도

못하고 셔타도 누르지 못해

더 이상 사진을 촬영하지 못하자 20여 년간 모아둔

사진을 전시하는 갤러리를 설치하기로 마음먹고 폐교를 빌려

거기에 매달렸다.

 

그의 마지막 소원이던 그 일을 마치고 6년간 시달리던 난치병으로 

 이 세상을 마치었다.

지금은 이 김영갑의 사진 갤러리가 제주를 찾는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 되었고 그의 사진 예술 작품을 통해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희귀한 제주도의 자연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은 그의 삶 모두를 있는 그대로 쓴 책이다.

그는 사진만 잘 찍은 것이 아니었다. 문장력도 대단한 분이었다.


"김영갑은 사람이면서도 자연의 신령한 정령을 먹고 살며,

자연에게 말을 걸고 자연이 들려주는 신비한 음성을 사진에

담을 줄 아는 작가이다.

그의 사진 속에서 꿈틀거리는 원초적 적막감과 그리움은 근원적으로

고독 저편 신화의 마을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다.

그가 루게릭병균에게  살과 근육을 송두리째 내주고도 살 수 있었던 것은

그런 내공을 닦은 자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는 인간이 어떻게 자연과 합일되어 아름다움을 창조하는가를

보여주는 흔치 않은 모델이다. "

- 안상수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