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 저런 생각
함안 악양루 .
한길재순
2019. 5. 3. 17:56
함안읍에서 법수면 둑을 지나 대산으로 넘어가는 고개 아래 작은 산언덕
그리 높지 않으면서도 바위 벼랑이 험하고 아름답다.
그벼랑에 제비집 같은 누각 하나
그 이름이 악양루이다.
그 아래 함안천과 남강이 유유히 흐르고
악양들에는 마늘과 양파와 보리가 알이 차고 있다.
그 옛날 6.25전쟁으로 군에 간 오빠 대신
나룻배 노를 젓던 큰애기는 지금쯤 팔순의 할머니가 되었을까
처녀뱃사공 노래비 앞을 지나
왼쪽으로 들어가면 악양루 식당이 있고
그 아래 작은 배 두 척이 무료하게 매어 있다.
거기서 데크로드를 한참 걸어거면
악양루이다.
함안 악양둑방에 꽃양귀비와 많은 봄꽃이 화려하게 피는 시기이지만
올해는 남강 주변 정비 공사로 꽃도 없고 사람도 없고
강 건너 둑 아래에 모래를 나르는 덤프트럭만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아주 오랜 옛날엔 함안의 선비들이
제비집 같은 악양루에 앉아
시를 읊고 문장을 논하고 정사를 토론했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가끔 소풍객들이 찾아와 시원한 남강과 악양들을 바라보며
지친 심신을 달랜다.
함안천
뱃사공은 어디 가고 빈 배만 매였는고.
진주에서 내려오는 남강
이삼십리 더 내려가
창녕 남지에서 남동강과 합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