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 저런 생각

성도사 늦가을

한길재순 2018. 11. 28. 14:40

진해 태백동 뒷산 도불산 자락의 작은 절집 성도사의 늦가을 풍경입니다.

아직도 단풍이  아름다운 작은 절집 대웅전에서는

스님의 독경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바깥으로 흘러나옵니다.




바위 틈에서 파란 잎을 자랑하는 꽃무릇.

그 위 바위 틈에서 느가을 노오란 단풍을 자랑하는 작은  단풍나무.

이 절집에서 가장 인상적인 멋진 풍경입니다.

바위 끝 벼랑에서 어찌 수십년 동안 비바람 견디며

저렇게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지요. 대단한 생명력을 가진 소나무입니다.



겨울에 피는 꽃  팔손이꽃

이 꽃에는 발과 나비 대신  벌도 아니고 피리도 아닌

곤충이 찾아옵니다.

옛날 절집에는 논이나 밭이 있어서 스님들이 울력을 하여

먹거리를 자급했습니다.

요즘은 절집의 채소밭이 모두 휴경지로 되어 쉬고 있습니다.

이 작은 절집엔 아직도 직접 채소를 가꾸고 있네요.


꽃씨 심는 사람 한 명만 있어도

 

어린 시절
우리집에 작은 꽃밭이 있었다.
봉숭아, 채송화, 달리아 꽃씨를 뿌렸다.
꽃씨를 뿌리고 나서 물도 주고 이슬이 내리고
비가 오면 새싹이 피어난다. 그리고 예쁜 꽃을 피운다.
그러나 지금은 고향을 가도 꽃밭이 다 없어졌다. 꽃밭이
사라지면서 사람들의 마음도 삭막해지고 메말라갔다.
더구나 도시인들에게 무슨 꽃밭이 있겠는가.  
현대인들의 마음은 더 메말라간다.
- 소강석의《꽃씨 심는 남자》중에서 -


* 누군가 꽃씨를 심어야
꽃이 피고 꽃밭이 만들어집니다.
아무도 꽃씨를 심지 않으면 꽃도 꽃밭도 없습니다.
꽃도 꽃밭도 없는 세상은 삭막합니다. 벌도 향기도
없습니다. 한 동네에 꽃씨를 심는 사람 한 명만
있어도 그 동네는 환해집니다.
꽃동네가 됩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



정년 퇴직 후에 나는 
  교장으로 근무했던 학교의 식물관찰원과 동물원을 3년간
아침 일찍 가서 관리를 했습니다.(학생이나 선생님들이 보지 않는 시간에)
꽃씨를 뿌리고 모종을 옮겨 가꾸며, 동물원의 새들을 돌보았습니다.

운영위원장으로 봉사하던 중악교 화단에도 꽃모종을 옮겨 심고
교회 마당에도 꽃을 심어 가꾸었습니다.
동네 우체국의 작은 화단에도 꽃을 심고 가꾸었습니다.
내가 자주 오르내리던 도불산 등산로에도 꽃을 심었으나
산에는 꽃들이 잘 자라지 않았습니다.
내가 하고 싶어서, 내가 좋아서 한 일들을 통해
다름 사람들에게도 좋은 느낌을 가지게 하는 것도 행복의 하나이지요.
이제는 체력이 달려 그런 일을 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마음은 늘 그런 곳에 가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