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 저런 생각
나팔꽃
한길재순
2018. 9. 28. 05:17
서늘한 가을 아침 나절.
나팔꽃이 아름답게 활짝 피었습니다.
나팔꽃은 아침 일찍 피었다가
햇볕이 나고 얼마 있지 않으면 꽃은 곧장 오므러듭니다.
예쁜 꽃이 너무 빨리 시들어서 안타깝습니다.
늦잠 자다가는 활짝 핀 나팔꽃을
못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구름이 끼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꽤 오래도록 피어 있기도 하지요.
나팔꽃은 햇볕을 싫어하나 봅니다.
꽃의 크기도 작고 색깔도 옅은 나팔꽃.
교회 마당 가장자리에 핀 보라색 나팔꽃.
미니 나팔꽃
홍초라고
불리는 미니 나팔꽃
흰색 나팔꽃
심원사 부근에서 만난 나팔꽃
우리집 옆 통신공사 기계실 마당 깨어진 콘크리트 틈에사 자라는 나팔꽃
나팔꽃 한 포기가 2평 넘게 마당을 덮고
울타리에도 타고 올라가 피고 있습니다.
뿌리 있는 곳을 찾아 보니
뿌리 굵기가 엄청 큽니다.
대단한 세력을 가진 나팔꽃이지요.
음악은
만든 이의 것이 아니고
듣는 이의 것입니다.
꽃은
만든 이의 것이 아니고
보는 이의 것입니다.
가을은 당신 것입니다.
(2017년 10월호 '좋은 생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