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 저런 생각

장복산 숲길

한길재순 2018. 2. 19. 13:28

오랜만입니다.

장복산 편백림과 그 사이 오솔길.

무심하게 여기저기 앉아서 바라보는 바위와

큰 나무 사이의 그즐에서도 봄을 기다리는 작은 나무들

가뭄에 폴폴 날리는 오솔길 먼지까지도

왜 이렇게 반갑고 고마울까.

2016 년 봄 어느날

갑자기 숨이 차고 다리에 힘이 없어서

산행을 멈추고 숲길과도 멀어졌다.

그로부터 2 년이 지난 오늘

피톤치드 가득 내뿜는 이 편백림 오솔길에 나서니

다리도 안 프고 숨도 차지 않는다.


 

동행하던 친구가 염려스런 눈으로 바라본다.

같이 가도 괜찮겠느냐고.

나이 한 살 더 먹었으니 힘이 난다고 하며 웃었다.

응당 뒤에서 같이 할 거라고 생각하던 친구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일부러 변명을 하지 않았다.

저 팔순  넘긴 노인이 힘이 나나보다 라고 생각하겠지.


벚나무들은 우수가 오늘이라는 걸 알기나 하는가

장복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벚나무 등산로이다.

4월 어느날 벚꽃이 활짝 핀 그날에도

여기 올라와 보아야지.

장복산 정상에도 가 보고 싶다.


마진터널 위의 팔각정 너도 오랜만이구나

2 년 전 병 났을 당시

"할아버지 증손자 보시도록 건강하셔야지요." 전화 하던 외손녀

오늘은 유럽으로 공무 출장 가 있다.

"인아야. 할아버지 장복산 숲길에 다시 나섰다. 이제 증손자 볼 수 있으려나."

손녀에게 맘으로 전화를 건다.



장복산 기슭의 진달래

오늘이 우수인지 알고는 있겠지.

아직도 꽃망울 입을 다물고 있다.

 때가 되면 필꽃을 재촉하면 뭘 하나

그냥 기다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