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 저런 생각

치매 어머니를 13년간 모신 막내 처제

한길재순 2018. 1. 17. 15:50



13년간 치매 어머니를 극진히 모신 막내 처제


지난 1월 7일 일요일 밤 9시경에 아흔일곱인 내 장모님께서 드디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다.

"드디어 부르셨다"는 건 불경스런 표현이지만, 13 년 동안 치매를 앓다가

 최근  몇 년 동안에는 아예 모시고 있는 처제 내외도 알아보자

하고 사시다가 가셨으니 누구나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젊었을 적엔 읍네처럼 큰 면소재지 마을에서 박면장댁으로, 도갓집 안어른

으로 울리고 살던 내 장모님도 연세 들어 혼자 사시니 외로워서 그랬든지

정신이 흐리게 되어 실수를 자주 하게 되어 부산에 사는 내 막내처제가

모시고 갔다.

처음에는 어느 목사님 사모님이 운영하던 보호시설로 모시려고

했으나 하도 가시지 않으려고 해서 처제가 모신 것이다.

그 때는 혼자서 찬송가도 부르시고 책도 읽고 하시더니 연세가 더 들어기시니

그것도 못 하시고,  드리면 잡수시고, 잡숫고 나면 주무시는 

그런 세월을 꽤나  오래도록 보냈다.

 형제자매들이 모두 요양시설이 모시지고 했지만

 막내 처제가 끝까지  자기 집에서 모시겠다고 하여 오늘까지 온 것이다.                                                    

처제도 고맙지만 내 동서가 정말

보통 사람이 아니다.그리고 방 셋인 아파트에서 치매든 장모님과

한 방에서 생활하면서도 싫은 내색 안 하고 지낸 이질들도

어디 예사로운  아이들인가.

요즘 세상에 이런 딸과 사위와 손자들이 어디 있겠나.

전국을 돌아보아도, 눈을 씻고 보아도 없을 것이다.


나는 늘 그런 처제 내외에게 하나님께서 복 주시길 기도해 왔다.

 처제 내외는 기독교인이 아니다. 그래도 부모님에게 저렇게 효됴하는

처제내외에게 하나님께서 어찌 복을 주시지 않겠는가.


처제 이야기로는 돌아가신 오래된  장인 어른께서 어느날

꿈에 현몽을 히셨단다.

"연숙아. 네 어머니 잘 모셔라. 네 어머니에게 잘 해드려라."

그렇게  엄하기만 하시던 아버지께서

막내딸에게 그런  당부를 하시더라고  했다.

처제는 그날부터 아무리 힘들어도 누가 옆에서 무슨

 말을 하여도 어머니를 요양병원으로 모시거나 불평을 하거나

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

저승에 계신 아버지가 신앙의 대상이 되어 힘들어도 어려워도 아버지께

빌었다고 한다.

어머니를 지극하게 모신게 된 부터 자녀들 취직이나 혼사

문제가 잘 풀리고, 물질적으로도  재테크를 하면 언제나 뜻대로 잘 되고,

 불황 속에서도 동서의 사업도 잘 되더라고 했다.                                                                         

 내가 "수고가 많다거나 고맙다"고 하면 언제나

하는 말이 "아버지께서 늘 돌봐 주셔서 모든 일이 잘 되니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이제 장모님의 소천으로 막내처제와 동서의 수고도 모두 끝나게 되었다.

지금까지 13년 동안 힘들었던 일 모두 내려 놓았으니

마음대로 훨훨 나다니면서

여유로운 인생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앞으로도 장모님에게 지극한 효성을 다한 처제 가정에

모든 문제가 잘 해결 되기를 소망하고 기대한다.

장모님께서는 치매도 없고 근심걱정 없는 하늘나라에서

아버지 대신 처제 가정을  위해 늘 기도해 주실 것이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 충장로 285번길 4호 장재순 (010-3862-6438)

(글 중의 인물 박연숙(부산 사상구 백병원 부근

010-3844-64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