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 저런 생각

살구나무꽃

한길재순 2017. 3. 20. 15:12


살구꽃이 피었습니다.

벚꽃이 필 무렵이면 살구꽃도 따라서 피지요.

복숭아꽃은 그 다음 이어집니다.



우리 고향 마을엔 살구나무를 심지 않았습니다.

요즘 같으면 나라도 우겨서 심었을 터인데

그 때 어른들은 심지를 않았습니다.

과수라고는 감나무 뿐이었지요.


우리마을도 산골이지만

'오꽁'이라는 마을은  정말 산속 마을이었습니다.

그 마을에만 살구나무가 있었지요.

우리 마을에서 뒷산으로 올라가면  그 마을로 가는 산길이 있었습니다.

보리가 익을 무렵 보리를 가지고 가서 살구열매와 바꾸어 왔습니다.

지금도 그 때 살구맛을 잊지 못해

경화 5일장에 나가 살구를 사다 먹습니다.

지금은 절만 두 채가 있고 주민들은 살지 않는가 봅니다.

살구나무도 없어진 것 같았습니다.

살구꽃 핀 마을은 어디나 고향같다.

만나는 사람마다  등이라도 치고지고

뉘집을 들어서도 반겨 아니 맞으리.

(이호우-살구꽃 핀 마을)

나의 실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이원수-고향의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