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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강아지
한길재순
2017. 2. 18. 13:41
2월 19일. 우수(雨水).
해마다 우수 전훗날
내가 찾는 곳.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시루봉 계곡의
거기 수십년 묵은 버들강아지 고목에
봄의 전령사인 버들강아지를 만나러 가지요.
우수 절기가 되면
내 어렸을 적 정서가 담긴 그를 만나러 가는 것이
내 연중 행사의 하나요 일과이지요.
그러나
올해는그 비탈길 걸어서 그를 만나러 가는게 힘들지만
그렇다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그를 내려 오라고도 못하니
승용차를 타고 그 부근까지 올라갔지요.
진해에서는
유일하게 여기 두 그루만 볼수 있는 버들강아지
우수 절기에 그를 찾는 별난 사람도 내가 유일한 것 같아요.
노랗게 꽃이 피면 벌들이 모여드는데
오늘은 벌들이 안 보이네요.
갑자기 추운 탓인가 보네요.
고목이 다 된 버들강아지 나무 등걸.
주변에 어린 나무들이 있을 법 한데
한 그루도 안 보이네요.
버들강아지 눈 뜨면 봄아가씨 온다지요.
길가 밭 언덕에 매화가 피고
졸졸 흐르는 계곡물 소리가 봄을 재촉하는데
불청객 우수 추위가
어김 없이 들어닥치니
오던 봄 아가씨 걸음이 더딜 것 같네요.